은둔형 외톨이란? 집밖이 두려운데 왜 방문을 닫지?

은둔형 외톨이는 바깥활동을 단절한 채 6개월 이상 방안에만 꼼짝없이 머물러 있는 사람 혹은 현상을 뜻합니다.
1970년대, 등교를 거부하고 방안에서 나오지 않는 청소년이 늘자 틀어박힘을 뜻하는 일본어 히키코모리라는 용어를 쓰기 시작하면서 개념이 만들어졌는데요, 히키코모리는 심신의 질병때문이 아니라 심리적인 문제에 의해 외부활동을 차단할 때 일컫게 되었습니다.

무엇이 은둔형외톨이를 만드는가?

70년대 이후 경제제건과 부흥기에 드러난 사회상, 가정 내 분위기와 문화 등의 그림자는 사춘기에 접어 든 청소년을 통해 드러났는데요, 일본의 히키코모리는 폐쇄은둔족으로 번안되었다가, 은둔형외톨이라고 부르기 쉬운 입말로 널리 알려졌습니다.

2000년대 들어 학교나 직장 등 외부활동을 거부하는 젊은층이 늘어 은둔형외톨이는 심각한 사회 문제로 대두되는데요, 그 수가 많다고 사회문제로 볼 것이 아니라, 무엇이 그 수를 늘게 했는 지를 가정 뿐만 아니라 사회시스템 또한 뼈저리게 숙고해야 할 것입니다.

방에서 왜 안 나오느냐고 개인에게 책임을 모두 묻기에는 사회의 책임이 크다고 봅니다.
일등만 인정 받는 사회, 일등만 먹고 살 수입이 어느 정도 보장된 사회, 자식만큼은 더 잘 되라고 어릴때부터 일등제일주의 경쟁 속에 내모는 부모, 먹고 사는 게 힘들고 바빠 방임하는 부모, 심리적 문제를 그대로 대물림 한 부모 등 이유는 제각각일텐데요, 마음과 방문을 동시에 닫게 만든 이유를 가정과 사회는 공동의 책임감을 갖고 살펴봐야 할 것입니다.

은둔형외톨이 생활을 박차고 나오지 못 하게 만드는 건 전자기기의 보급도 크게 작용합니다.
마음이 아무리 굳게 닫혀도, 매일 방안에 혼자 아무 할 일이 없다면 지루함때문에라도 방 밖으로 나오게 되는데요, 컴퓨터, 핸드폰 등 전자기기는 심심할 틈을 안 줍니다. 온라인 상의 대화는 단절된 느낌을 받지 못 하게 할 수 있습니다. 컴퓨터 핸드폰만 있다면 즉흥적인 재미, 어떤 것이든 접근가능한 정보량은 단절감을 실제적으로 느끼지 못 하게 할 수 있습니다. 장기화되면 온라인의 소통이 현실보다 더 현실적으로 느낄 수도 있습니다.

컴퓨터나 핸드폰은 생활리듬의 균형을 빠르게 무너뜨립니다. 컴퓨터를 보면서 밤을 새고, 새벽에 잠들게 되면서 가족의 꾸지람, 질타와 설득이 반복되고 갈등이 더 증폭될 수 있습니다.

은둔형 외톨이를 만드는 문제들

은둔형외톨이로 지내는 이유는 제각각 다양할 것입니다.

가정 내 문제는 은둔형외톨이의 일차적이고 근본적인 원인이 되겠는데요, 마음을 알아주는 단 한 사람만 있어도 마음을 완전히 닫지 않습니다. 잠근 방문처럼 마음을 완전히 닫기 이전을 살펴봐야 합니다.
성장과정 중 사랑과 인정을 받으려고 많은 시도를 하는데요, 인정욕구가 적절히 채워지지 못하면 어느 순간 시도를 멈추고 단념하게 됩니다. 단념과 단절의 감정은 서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끊임없이 좌절되고 상처 입으면서 서서히 마음을 닫는 과정을 밟게 됩니다.

신체 특정 부위에 강한 컴플렉스로 인해 방문을 잠글 수도 있습니다. 이 경우 역시 잠재되어 있던 심리적 문제가 더 근본적인 원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유아기, 아동기의 축적된 경험이 부정적이라면 자기혐오, 자기부정의 심리가 작동될 수 있는데요, 자기혐오의 심리는 신체 특정 부위에 투영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여드름이나 아토피는 남들이 보기에는 밖에 못 나갈 문제가 아니라고 할 수 있지만, 당사자는 여드름이라는 눈에 보이는 현상에 심리적인 어려움을 덮어 씌워 엄청나게 큰 장애로 부각해서 인식할 수 있습니다.

타인의 시선에 대한 두려움공황장애가 올 것처럼 숨을 막히게 합니다. 우연히 눈이 마주치는 것일 뿐이라는 것을 머리로는 알지만, 두려움은 조절되지 않습니다. 얼굴이 화끈거리고, 숨이 턱 막히는 듯한 상태인데요, 이또한 유아기나 아동기에 주양육자의 양육태도, 가정 내 분위기를 살펴봐야 합니다.

학교나 직장 내 괴롭힘의 트라우마는 아주 복잡하고 힘든 감정을 갖게 합니다.
패배감과 분노, 수치심과 복수심, 두려움과 울화통은 체한 것처럼 가슴을 답답하게 하고, 때론 분노조절을 못 하게 할 수 있습니다.
힘든 감정은 해결점을 찾지 못하고 방안에 자신을 가두면서 문제를 직시하지 않게 하는데요, 당하고 있던 자신에 대한 분노와 수치심, 상대에 대한 분노와 적개심, 두려운 감정들이 단단히 엉켜서 현실을 잊고 아무 생각없이 그냥 있고 싶어질 수 있습니다.

우울증이나 무기력증, 번아웃증후군과 같이 심리적 위축이 심해져 집안에만 머물 수 있습니다. 6개월 이상 방안에만 머문다면 심각한 상태의 우울증인지 살펴봐야 합니다.

사회시스템은 고도의 기능자를 우대하며 경쟁을 부추기는 방향으로 점점 바뀌고 있습니다.
수입이 안정적이어서 선호하는 일자리, 먹고 살만한 일자리의 수가 그만큼 적다고 봐야하는데요, 경제성장기에는 일자리의 공급이 풍부해 사람이 부지런만 하면 뭘 하든 먹고 살 수 있다고 어른들이 예전에 흔히 말했는데요, 지금은 고물가에 세계적인 경기침체, AI로 일자리가 대체되는 추세, 빈부격차를 뼛속까지 느끼게 하는 각종 sns 사진과 넘치는 광고는 박탈감과 초조함을 부추깁니다.
치열한 인사이드 안에 속하지 못할 때 상대적인 박탈감, 위축감은 집밖을 거부하게 만들 수도 있습니다. 방안생활이 길어지면 밖에서 하는 사회생활은 엄청난 도전과 두려움의 대상이 되어 더 못 나가게 할 수도 있습니다.

은둔형외톨이 생활을 벗어나게 하는 3요소

사회

부모나 보호자의 요청이 있을 시 보건소 등에서 실태조사를 하고 심리상담, 직업교육 등의 도움을 주는 시스템이 있다면 좋을 것입니다. 심리상담을 6개월 이상 지원하면서 삶의 여러 방향성을 교육하는 제도를 만든다면 많은 도움이 되겠는데요, 집에만 머문 기간이 길수록,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면 당사자가 의지를 갖고 바깥으로 나오기는 엄청나게 힘들 수 있습니다.
개인이 해결하기 힘든 문제를 사회시스템은 적극적으로 도와 줄 힘이 있습니다.

파이넨셜 뉴스 “은둔, 개인의 노력만으론 해결 안돼… 사회적 문제로 인식해야”

부모나 가족

집에만 있는 걸 곁에서 보면 천불이 날 수 있습니다. 가족의 일이라서 더 안타까운 마음이 들지만, 화가 나면서 삶의 회한을 느낄 수도 있습니다.
생계와 생활을 책임지면서 힘들어도 자녀에게 한다고 했는데, 쟤가 왜 저러나 싶을 수도 있습니다. 잘 되라고 혹은 몰라서 한 행동들이 떠오르면서 후회와 자책감이 들기도 합니다.
부모는 부모대로 할 말이 많지만, 성장과정 중 잘못한 행동이 있다면 어떤 변명이나 핑계대지 말고 자녀에게 사과해야 합니다.
사과는 그 대상과 관계가 소중하니까 앞으로 더 잘 지내고 싶다는 의미이며, 닫힌 마음의 문을 여는 열쇠가 될 수 있습니다. 오래된 상처일수록 회복되는데 더 많은 인내와 시간이 걸릴 수 있습니다.

사람과의 관계폭이 좁고, 방안에만 있다보면 감정의 폭이 좁고 얇아집니다. 사소한 한 마디의 말도 크고 민감하게 받아들이게 되는데요, 대화를 시도할 때는 무겁지 않은 소소한 주제로 재미지게 하는 것이 좋습니다. 가볍게 들을 수 있는 이야기나 농담이 좋고, 좋아하는 게임이나 관심분야를 같이 얘기해 보는 것도 좋습니다.
권위적으로 훈계하듯 가르치려는 태도, 변명 혹은 비난하는 말, 한탄이나 책임을 묻는 말은 대화를 이어나가는 데 전부 장애물이 됩니다.
흰 도화지로 태어난 아이들이 무엇의, 누구의 영향을 받아 회색빛을 칠하고 있나 부모입장에서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은둔형생활 당사자

너무 많은 감정과 생각들이 주체가 안 되어 어떻게 해야 할 지 모를 수 있습니다. 머릿속을 비우고 멍하게 있는 게 편할 수도 있습니다. 마음을 알아주는 사람은 단 한 사람도 없다고 생각될 수도 있습니다.

어떤 말도 소용없다는 단절감으로 마음이 공허할 수 있습니다. 소통없는 감정들이 깊을수록 외골수적인 생각이 드는데요, 그럼에도 해결책을 모르겠고, 두렵고 너무 어렵게 느껴질 때는 방안에서 혼자 뜨거운 눈물을 흘릴 수도 있습니다.

힘든 감정을 피하고, 어려운 문제는 생각하지 않으려 게임에 몰두할 수 있습니다. 마음은 편치 않지만, 표정에는 아무 감정을 담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복잡한 감정을 다 표현하는 말을 못 찾았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삶은 각자가 살아내야 하는 자신의 몫일 수 밖에 없습니다. 아무리 억울하고, 두렵고 힘들어도, 마주하기 힘든 복잡한 감정이나 환경이어도 또각또각 시간은 나를 이끌고 어딘가로 걸어갑니다.
더 좋은 방향을 선택할 수 있는 자유,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는 의지, 그럼에도 한번 더 웃는 것을 선택할 수 있는 의지, 용서를 선택할 수 있는 자유, 천천히라도 한발을 내딛는 것을 선택할 수 있는 자유와 의지.
의지와 자유는 모두 시간 속에 있으며, 시간은 또각또각 가능성이라는 미래로 걸어갑니다.

결론

6개월 이상 혼자 은둔한 채 있다면 안 아팠던 사람도 아플 수 있습니다.
무기력증이나 우울증 기타 심리상태를 살필 수 있는 전문의의 상담은 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필요하다면 처방해 주는 약복용이 심리적 안정을 찾는 데 많은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약복용과 상담치료를 같이 하면 힘을 내는 데 더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가까운 공원에서 하는 산책이나 운동도 좋습니다. 흔한 말이지만, 타인은 자신에게 별다른 관심이 없습니다. 생각처럼 남을 눈여겨 보거나 주의깊게 입체적으로 생각하지 않습니다.
남이 어떻든 나는, 햇볕을 쬐면서 산책이나 운동, 나무냄새, 풀냄새를 맡으며 음악을 듣는 걸 선택할 수 있습니다. 천천히 나무냄새를 맡으며 삶이 제공하는 자연에 위로를 받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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